육아와 자연을 곁에 둔 홈오피스 


클랩 스튜디오 대표 김민정











장르와 형태를 제한하지 않는 예술 워크숍과 공연을 선보이는 예술 교육 콘텐츠 브랜드 클랩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김민정님(@clapmindy)과 ‘뻔하지 않은 나만의 육아법’으로 인터뷰를 한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는데요. 


이번에 클랩스튜디오를 홈오피스로 옮기면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셨다는 소식에 남다른 감각을 가진 그녀, 여덟 살 다섯 살 두 아들을 키우며 일하는 그녀의 홈오피스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궁금해서 스티커가 다녀왔답니다. 분명 스티커 마미님들께 도움 될 팁이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안녕하세요, 이사 축하드려요! 성북동 빌라로 이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혹시 바탕이 된 집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철학 같은 게 있으셨나요?

자연이 가깝고, 소위 학군지 동네에 비해 아이들을 조금 느린 템포로 키울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큰 장점으로 보였습니다. 갤러리나 도서관도 많고 동네 축제도 많아 문화적으로도 매우 풍부한 자원이 있는 동네예요. 골목마다의 운치를 느낄 수 있고, 집에서도 자연 사계절의 변화를 매일 지켜볼 수 있어서 행복하고, 아이들의 여유로운 학교 생활도 만족합니다.  


그리고 이사와 함께 홈오피스 시대가 시작된 점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기존의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적어도 몇 해 동안은 집에 업무 공간을 만들려던 시기여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공간이 여유로운 것이 지금의 빌라를 택하게 되었어요. 


집안 구조가 굉장히 흥미로워요. 집을 꾸미시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나 고민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보통의 공동 주거 공간과는 다른 재미있는 구조를 가진 집이에요. 최대한 기존 구조를 그대로 살리려고 해서 인테리어 공사를 크게 하진 않았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스타일링에 많은 고민을 했어요. 2층 다락방이나 서재처럼  알파 공간들이 많아서 각 공간마다 역할을 주고 사용하기에 유리했는데요, 공간별로 쓰임과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물건들을 배치했습니다. 


특히 거실이나 다이닝 공간은 공용의 쓰임이 더 드러나게 했어요. 거실에는 아이들이 만들기 그리기 등을 좋아해 트롤리에 관련된 재료들을 준비해 두었고요. 저도 그 공간이 좋아 일을 거실에서 할 때도 많죠.

일하는 공간도 소개를 부탁드려요. 특히 클랩스튜디오가 홈오피스로 들어오면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네, 맞아요. 홈오피스는 제가 홀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었고요 사실 거의 창고 같기도 해요. 기존 클랩 스튜디오(20여 평)에 있던 연구 재료 등은 벽에 수납, 분류해서 찾기 용이하도록 했고요 아이들이 읽던 책들도 연구용으로 보관해 두었죠. 도서, 자료들이 제 일의 근간이라 동굴 같은 이 공간이 저에게는 무척 소중해요(제 소중한 물건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평소에 가족들에게도 강조하곤 해요). 새소리가 들리고 창밖 나무가 우거진 공간, 약간 정글 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집중되고 아늑한 공간이죠.

원목 가구와 벤치는 클랩에서부터 맞추어 사용하던 라왕 소재 합판 가구
원목 가구와 벤치는 클랩에서부터 맞추어 사용하던 라왕 소재 합판 가구
수납공간을 위해 한샘 책장 plex z와 스테이 드레스룸을 두 줄 병렬로 놓아 구성
수납공간을 위해 한샘 책장 plex z와 스테이 드레스룸을 두 줄 병렬로 놓아 구성

홈오피스에서 일하면서 특히 유용하게 쓰고 있는 제품이 있을까요?

저처럼 맥시멀리스트 홈오피스 워킹맘에게는, 물건들을 별도로 구분해 둘 가구들이 유용해요. 최근 무토모의 트롤리 형태의 박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기존 공간에서 일과 관련된 물건을 구분하여 수납할 수 있고, 쌓아 올려 다른 박스를 놓으면 보기에도 깔끔해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일할 때 책을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이어서 이런 게 필요하더라고요. 일거리를 담아 거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그대로 옮겨서 다른 공간에서도 작업할 수 있으니까요. 


바퀴가 있어 이동이 쉽고 쌓아서 사용할 수도 있는 ‘트롤리 무토모 MU Lingo’ 수납함
바퀴가 있어 이동이 쉽고 쌓아서 사용할 수도 있는 ‘트롤리 무토모 MU Lingo’ 수납함

업무 공간 말고 나만의 영감과 성장, 휴식을 위한 공간도 궁금하네요.

 제 방에서 일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거실 테이블에서 일하는 것도 무척 좋아하거든요. 거실 커피 테이블에 앉아 산을 보거나 해가 뜨고 지는 모습, 그리고 저녁 무렵 성곽 길에 불이 켜지는 모습 같은 걸 보면 기분이 너무 근사해진답니다. 


침실에는 수납가구를 모두 없애고, 딱 침대와 사이드 테이블만 두었고요, 자기 전 독서를 할 수 있는 독서대와 벽램프를 설치했죠.

자기 전에 읽는 책들을 콤팩트하게 놓을 수 있는 작은 책 선반 

<쿨피스 스튜디오 LLL 북스테이션>

공간마다 크리에이티브한 감성과 실용적인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네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무슨 특징이 있을까요? 2층 계단 위 다락방은 무조건 좋아할 것 같은데요?

네, 그곳이 숨바꼭질하기 너무 좋죠. 2층 공간은 아이와 제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인데요. 소음 걱정이 없어서 제가 영상 콘텐츠 제작 등을 하기도 하는 곳이죠. 이곳이 특별한 건 마치 실험하듯 제가 써보고 싶었던 재료들을 하나씩 가져다 둔다는 거예요. 그러면 아이들은 예상치 못한 것들을 만들 기어 내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아이들의 반응이 저에겐 소중한 공부가 돼요.

많은 엄마들이 나만의 일과 공간을 꿈꾸잖아요. 홈워킹이 장단점이 있을 거 같아요.

아이들이 집을 떠나고 나면, 바로 출근 완료가 되는 거잖아요. 시간 확보가 중요한 엄마들에게 이처럼 매력적인 회사 위치는 또 없죠. 지금의 전 홈오피스가 그 어느 곳보다 실용적이어서 좋아요. 집에서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저의 경우 방해 받지 않고 신체 리듬에 맞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새벽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밤 시간은 정말 안되겠더라고요. 저녁에 되어 집중이 안되기 시작하면 ‘일단 자고 하자’ 주의입니다. 각자에게 맞는 시간을 잘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출퇴근 시간이 없어서 좋지만, 반면에 휴식 시간마저 사라져 지나친 초과 근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휴게 시간이나 운동 등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위한 시간을 반드시 스스로 사수해야 해요.  퇴근 시간과 휴게 시간 잊지 마세요! (저도 자꾸 잊어요.)



자기만의 일을 찾는 엄마들께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빈 자리를 노려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분명히 나는 잘하고 재능이 있는데, 이거 하는 사람 왜 없지? 이런 서비스 왜 없지?’ 하는 부분요. 거창한 일이 아니라도 말이에요.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시작점이 아닐까 싶어요.


육아하며 알게 된 지식이나 경험이 그 어떤 업무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부모로 존재하는 사람들,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이해해주는 서비스나 제품은 확실히 섬세함이 달라서 분명 ‘육아 경력직이 만들어냈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보장된 직업이라는 게 점점 의미가 없어지는 시대에, 전공이나 기존 직장 타이틀에 메이지 않고, 진짜 나에게 기쁨을 주거나 오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빨리 일하고 타버리는 것보다, ‘얇더라도 길게 즐겁게’ 일할 수 있다면 진정 지금 시대의 라이프와 잘 맞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클랩스튜디오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홈오피스 생활을 하다보니 동네의 분위기가 일의 철학에도 좀 더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자연, 그리고 작은 커뮤니티들의 힘에 대해 느끼게 하는 동네거든요. 클랩이 10주년을 맞으며 어느 지점을 향해 가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기도 한데요.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에 집중한 지난 10년이었다면, ‘이 창의성은 무엇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어린이 그리고 가족의 성장이 '우리를 더욱 이어주는 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방향으로 성장하는데 예술과 문학을 재료로 하여 앞으로의 10년을 달려볼까 해요. 



🙂 클랩민디 하우스에서
발견한 아이 물건 정리 꿀팁


❶ 아이들 물건, 스스로 정리하기 수납박스

“아이 둘의 물건이 정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잠 들 때까지 최대한 본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도록 동선이나 소품들을 배치하고 있는데, 최근 부품 상자들을 대량 구매한 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공구 상자에 종류별로 구분해 담고 명찰을 붙여 두었죠.”

플라스틱 마켓_부품상자


❷  학령기 아이 책상, 다이닝룸 식탁으로 대신하기

“첫째가 이제 초1이라서, 학령기로 접어들다보니 아이 방에 책상을 새로 구매해야 하나 고민했는데요. 아직은 공부할 때 어른이 옆에 있어야 하기도 하고, 다이닝 공간을 좋아해서 식탁 위에 독서대를 놓고 대형 책상 분위기를 내고 있어요. 여기서 아침에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책을 읽죠.”

‘도잠’의 grigotto 테이블 이젤


❸ 학교 알림장, 학습지 등
아이 스스로 정리하는 서류함 두기

“다이닝룸에서 아이들이 주로 숙제나 공부를 하기 때문에 많은 알림장과 학습지들을 넣어둘 서류함을 준비해 주었는데요, 각종 학교 알림장, 서류와 학습지 보관부터 자투리 종이, 어린이 만들기 종이 보관이 가능한 데다 나무 느낌이 좋아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잠’의 paper manager 서류함


❹ 아이의 책수납 가구

“잠잘 때는 침대 바로 옆에 좋아하는 책을 둘 수 있는 책 선반을 두었는데요, 온전히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 꽂아둡니다. 그리고 아이방 책장은 책이 워낙 많아서 정리하기가 요즘 숙제이긴한데, 침대용 계단을 책장용 사다리로 개조해서 아이들도 책을 정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미니슬로우_오리나무 책장으로 그림책 넣기 좋은

40cm 높이부터 작은 책을 위한 13cm 높이까지 섞어서 제작


침대 옆 독서대와 벽램프(etsy 직구)


❺ 공간 별 이동이 쉬운 바퀴 달린 수납가구

“저도 무토모의 바퀴 달린 수납함을 잘 이용하고 있는데요, 아이들도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다이닝룸에서 숙제를 하기도해서 동선에 따라 이동하기 쉬운 바퀴가 달린 수납가구가 좋은 것 같아요.”

fermob _원형트롤리 /
칸막이가 세밀하게 구분되어 있는_ werkhaus연필꽂이





🙂 눈에 거슬리는

집 안 애물단지들 가리기 꿀팁


❶  디자인적인 수납 가구로 수납하고 돌려 두기

"‘전산시스템’ 의 가구들은 모든 면, 뒷면도 예뻐서 물건을 담고 뒤돌려 놓아도 보기에 좋고, 테이블이나 체어 등 멀티유즈가 가능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전산시스템_테이블,체어,수납함


❷ 가리기 가구 맞춤 제작하기

"저는 벽에 보이는 인터폰, 벽걸이 에어컨 같은 게 눈에 너무 거슬려요. 그래서 디자인을 같은 스타일로 맞춰 가려보았죠."

보기에도 깔끔하고 먼지도 막아주는 가리기 가구 _맞춤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