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데비스
앤디앤뎁 패션디자이너 윤원정 대표
‘앤디앤뎁 ANDY & DEBB’ 이란 브랜드를 24년 동안 이끌어온 파워 워킹맘 윤원정(@debbiessam). 그녀의 집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완벽한 옷을 만들어내는 매운 손맛만큼(오히려 더!)이나 감탄하게 되는 게 있어요. 바로 마법처럼 뚝딱 차려지는 식탁 위의 조화로운 감칠맛입니다. 그녀의 요리는 사람을 솔직하게 만들어요. 수다와 웃음이 이어지는 마법의 레시피예요. 그래서 인스타엔 #데비스키친 이라는 그녀의 부캐 계정까지 있을 정도였죠.
다행히 이제 우리는 그녀가 차려내는 요리를 언제나 맛볼 수 있게 되었어요. 원서동에 아름다운 브런치 비스트로 'DEBBIE'S 데비스'를 열었거든요. 아이 둘이 모두 대학을 가고(아무래도 맘의 여유가 생기는 시기), 앤디앤뎁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던 중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우아한 공간을 만나게 된 거죠. 요즘은 이곳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집주인으로서 손님 맞이에 한창입니다. 캣워크에서 뽐내던 손맛을, 만인의 식탁 위에서도 한껏 발휘하는 중이죠. 아이들과 친구들에게 해주던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와 꾸린 메뉴들은 주인을 닮아 다정하고 추억으로 가득해요.
스티커는 이 레시피를 나누며 원서동 데비 언니와 수다를 할 기회를 마련했어요. 그녀의 오래된 르쿠르제 냄비를 꺼내 요리하고,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전망 좋은 방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선배 언니의 솔직한 경험담을 듣는 시간. 음식 이야기는 물론이고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 직업인으로서의 이야기… 뭐든 선배인 데비 언니와의 수다는 가을 하늘처럼 상쾌한 에너지를 줄 거예요. 그럼 스티커가 마미님들 보다 먼저 만나 나눈 육아, 일, 요리 이야기를 살짝 공개할게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고요!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려요.
남편 김석원 (Andy)대표와 함께 각자의 영문 이름을 딴 ‘ANDY & DEBB’ 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24년째 활동하는 패션디자이너이면서 두 대학생 남매를 둔 워킹맘, 윤원정(Debbie) 입니다^^ 서울컬렉션과 뉴욕컬렉션을 통해 라인을 선보여 왔고 DEBB, Collabotory 라는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죠. 본캐인 패션디자이너 외, 요리하는 부캐 #데비스키친 으로 sns에서 활동하며 즐기다 최근엔 창덕궁이 한눈에 보이는 원서동에 브런치 비스트로 ‘데비스‘를 오픈했어요.
두 아이는 지금 몇 학년인가요?
큰아이, 아들 현준은 Princeton University에서 Structural Engineering을 전공하고 있고 재작년에 군대를 다녀와 이제 졸업반입니다. 세 살 반 터울인 둘째, 딸 케일리는 Parsons School of Design, Fashion Design 전공 3학년이고요. 2003년 둘째를 가졌을 때, 주변에서는 그 바쁜 상황에서 매우 용감하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계셨는데요, 지금은 제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 한 일이 둘째를 낳은 일이라 생각할 만큼 소중한 존재입니다.
장성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간 지켜온 육아관, 교육관 같은 걸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육아관, 교육관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제가 엄마로서 견지했던 역할은 ‘관찰자’였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떤 성향인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두려워 하는 건 무엇인지, 내 아이를 잘 이해해야만 그에 맞게 해 줄 것과 해 주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관점이 생기잖아요.
관찰자 입장에서의 육아, (그래야 하는 걸 알지만) 실제로 힘든 역할이네요. 육아를 하다보면 엄마의 감정과 이해가 자꾸 간섭을 하잖아요.
맞아요. 그게 참 힘들죠. 제 경우엔 아이 눈높이에 맞춰 육아를 하다가도 제 기준에서 지켜야 할 것은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큰아이의 경우, 유아기에 너무너무 예민해서 낯선 곳, 낯선 사람이 스치기만 해도 입술이 파래지도록 울었어요. 하지만 집에서 놀이할 때는 집요한 집중력이 있었죠. 그래서 우선은 자극을 최소화 하다가 사회성이 염려되어 5세에 유아학교에 보냈는데. 역시나 3개월을 종일 울었었죠. 선생님께서 이 아이만 다른 교실에서 혼자 데리고 계실 정도였어요.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적응시켜야만 했고,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안착했어요. 아이와 제게 모두 힘든 과정이었지만 꼭 해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거든요.
큰 아이와 다르게 작은 아이는 발랄하면서 주의가 약간 산만해서 그림책을 한 페이지 이상 읽어주기가 힘들었는데요, 관찰해보니 그림의 디테일까지 짚어내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끝도 없이 지어내서 재잘재잘 하는 거예요. 쓰여진 얘기에는 집중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자극에는 상상력을 동원하는 아이였죠. 그림을 그릴 때는 집중력이 아주좋았고요. 그래서 외우고 문제 푸는 ‘공부’ 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여러가지 만들기 놀이를 하게 놔두었어요. 미술학원을 보내지는 않고 놀이하듯 그리게 했죠. 학원을 많이 보내지 않았던 것도 나름 교육관이라 할 수 있겠네요. 큰아이의 경우 학원에 보내면 모의고사 성적이 더 떨어졌어요. 아이마다 자기 속도가 다른거니까 잘 관찰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엄마로서 이것만은 꼭 지킨다, 했던 원칙이 있을까요?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입니다.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인격체로 대해주는 거죠. 훈계나 꾸중이 필요할 땐 언성을 높이기 보다 오히려 목소리를 깔고 더 위엄있게 말했어요. 그래서 제 아이들은 제 목소리 톤이 낮아지면 더 긴장하곤 했죠. 제 어머니는 굉장히 예민한 분이셨고 완벽주의자여서 학업이나 행동 모두에서 기준이 매우 높으셨어요. 꾸중도 많으셨는데, 10살 무렵부터 여기까지는 내가 잘못해서 듣는 꾸중이고 여기부터는 엄마가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마음의 상처로 남은 기억도 많고요. 물론 저를 위한 헌신도 대단하셨어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함도 크죠. 하지만 감정적인 언사에 대한 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그런 경험 때문에 아이들에게 감정적인 언행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20년 이상 이끌어온 입장에서, '내 생각이 옳았구나' 하는 부분은요?
엄마가 도전하고 싶은 일을 아이 때문에(아이를 생각해서) 포기하지 않는 것, 입니다. 대신 아이에게는 엄마의 새로운 도전을 아주 신나게 얘기해 줬어요. 그러면 아이도 눈을 반짝이며 동화되어 이해해주거든요. 한때 제가 전임교수직을 맡게 대학교 입학식에 가야만 했어요. 그래서 큰아이 초등학교 입학식은 가지 못했죠.(입학식은 어디나 3월 2일에 하니까요 ㅎㅎ) 그런 상황도 잘 이해시키면 아이들은 서운해하지 않더라고요.
패션디자이너로 앤디앤뎁을 이끌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인데, 이 데비스라는 공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비드의 끝, 앤디앤뎁의 오프라인 살롱을 만들까 하는 생각에 공간들을 관심있게 보기 시작했어요. 그게 작년말이었네요. 그런데 원서동에서 오래된 주택을 우연히 발견하고, 본격적인 구상을 하게 되었어요. '패션'을 주로 하는 부티크를 만들기 보다는 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졌죠. 자연스레 제가 집에서 만들던 브런치나 좋아하는 와인 안주를 주로 내는 '브런치 비스트로'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취미를 꾸준히 개발하니 부캐가 되었고, 기회가 왔을 때 비즈니스가 된 셈이죠.
그렇다면 데비스는 한마디로 어떤 공간인가요?
공간을 구성할 때 중점을 뒀던 건 제가 오래 살다 온 뉴욕의 감도(유러피안의 뉘앙스가 포함 된)와 바로 옆 창덕궁, 그리고 오래된 이 집이 가진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것이었어요. 1층은 오픈키친이 메인이고, 2층은 창덕궁을 품에 안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벽 색깔, 소파의 색과 패브릭, 공간의 흐름, 가구와 기물, 마감재 하나하나에 모든 정성을 쏟았죠. 그렇게 완성 해놓고 나니, 결과적으로 '앤디앤뎁의 취향을 보여주는 집'이 되었어요.
스티커와 게더링 타임을 구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 주부터 화요일엔 영업을 하지 않고 이 공간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해보기로 했어요. 첫 이벤트로 쿠킹 클래스를 시도해 봤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답니다. 자연스레 취향이 좋은 엄마들의 커뮤니티인 스티커와도 이 시간을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패션디자이너이기에 요리에 대해 오히려 옆집 언니처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팁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고, 육아팁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 인스타그램 친구분들이 패션 노하우보다 더 궁금해하는 게 요리와 플레이팅, 그리고 육아와 진학 정보거든요.
스티커와 함께하는 이번 게더링 타임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세요? 간단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데비스의 공간에 스티커 마미님들만을 모셔서 세시간 동안 요리하고 시식하고 토크하는, '데비쌤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같은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데비쌤은 그날 어떤 요리를 하시나요? 왜 그 메뉴로 정하신 거죠?
노란색 라꼬뉴 오븐으로 데비스 디너코스의 인기메뉴 소꼬리 부르기뇽을 만들어드릴 거예요. 최소 두 시간은 오븐 안에서 조리해야 하는 긴 호흡의 요리죠. 밑준비를 해서 오븐에 1차 들어가 있는 한 시간 동안 에피타이저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요리 두 가지를 시연하면서 시식도 함께하며 얘기를 나눌 거예요. 그 다음 함께 곁들일 메쉬드 포테이토를 만들고 드디어 부르기뇽이 완성되면 메인 요리도 함께 먹을 거예요!
왜 소꼬리 부르기뇽이 메인 메뉴냐 하면요,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큰 아이가 방학 때 집에 올 때면 첫 식사로 항상 이 요리를 해달라고 했거든요. 그만큼 아이를 위한 정성이 가득한 오븐요리라 스티커 엄마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전 아주 드물게 요리 해주는 엄마지만, 해 줄 때는 아주 정성껏!! 그 마음이 통했는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제 친구들이 '프린스턴 부르기뇽'이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답니다.
데비 쌤(데비 언니)과 그날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되나요?
우선 저는 요리 팁과 플레이팅 노하우를 알려드릴 거예요. 시연하는 동안 질문을 받고 답하다 보면 대화가 자연스레 확장되더라구요. 시식을 함께할 때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누어요. 육아, 교육, 커리어 등등등!!! 진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컨셉으로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하고 제가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 엄마들 간의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번 게더링 타임에 엄마들이 어떤 마음으로 왔으면 싶나요? 준비할 건 없는 거죠?
마음 편하게 큰 언니 집에 놀러가는 기분으로 오시면 좋겠어요. 레시피는 프린트해서 드릴거고요. 아! 데비스의 그 유명한 데비스 미모사 한 잔씩 드릴테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게 좋겠네요~ 물론 non-alcohol 버젼도 있긴 합니다 :)
'데비스'라는 공간에서 꼭 즐겼으면 하는 데비만의 콘텐츠!!!
① 공간 : 데비스는 영화 Midnignt in Paris 처럼
시공간, 동서양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따스함이 공존하는 곳이에요.
구옥이 가지고 있던 오래된 우드패널과 계단, 벽장과
새롭게 가미된 흑경이나 블랙&화이트 타일이 어우러지는 디테일에 주목해 주세요.
② 메뉴 : 저의 ‘에그홀릭’ 취향을 반영한 스페셜티 에그 메뉴들이 메인이에요.
예를 들어 '스카치 에그', '에그베네딕트' 같은 메뉴죠.
신선한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낸 파스타류는
'샴피뇽 딸리아딸레'나 '써머가든 카펠리니'가 시그니처고요.
또! 저희집에 손님이 오시면 자주 내던
'세비체'나 '그라브락스', '쥬키니 칩스'도 저의 비장의 무기죠.
③ 풍경 : 공간을 디자인 할 때 벽과 문을 확장할 수 있을 만큼 확장해서 개방감을 살렸어요~
나중에 앤디앤뎁 살롱쇼나 하이주얼리 쇼를 하는 모습을 연상하면서요.
일반 손님이 오시지 않는 데비스의 공간을 즐겨주세요.
2층 테라스로 나가서 가을의 창덕궁을 즐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④ 오픈키친 : 오븐 요리를 즐기는 제가 꼭 가지고 싶었던
'라 꼬르뉴' 오븐을 들이고 그를 중심으로 키친을 꾸몄어요.
노랑색 오븐을 보며 따스한 행복감을 만끽하세요.
⑤ 플레이팅 : 80년 전통의 '한국도자기'와 협업해 데비스만을 위해 만든 그릇에 주목해 주세요!
데비스의 로고와 BB심볼, DB패턴이 에그 옐로와 골드로 만들어져 있어요.
웰컴투 데비스
앤디앤뎁 패션디자이너 윤원정 대표
'앤디앤뎁 ANDY & DEBB' 이란 브랜드를 24년 동안 이끌어온 파워 워킹맘 윤원정(@debbiessam). 그녀의 집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완벽한 옷을 만들어내는 매운 손맛만큼(오히려 더!)이나 감탄하게 되는 게 있어요. 바로 마법처럼 뚝딱 차려지는 식탁 위의 조화로운 감칠맛입니다. 그녀의 요리는 사람을 솔직하게 만들어요. 수다와 웃음이 이어지는 마법의 레시피예요. 그래서 인스타엔 #데비스키친 이라는 그녀의 부캐 계정까지 있을 정도였죠.
다행히 이제 우리는 그녀가 차려내는 요리를 언제나 맛볼 수 있게 되었어요. 원서동에 아름다운 브런치 비스트로 'DEBBIE'S 데비스'를 열었거든요. 아이 둘이 모두 대학을 가고(아무래도 맘의 여유가 생기는 시기), 앤디앤뎁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던 중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우아한 공간을 만나게 된 거죠. 요즘은 이곳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집주인으로서 손님 맞이에 한창입니다. 캣워크에서 뽐내던 손맛을, 만인의 식탁 위에서도 한껏 발휘하는 중이죠. 아이들과 친구들에게 해주던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와 꾸린 메뉴들은 주인을 닮아 다정하고 추억으로 가득해요.
스티커는 이 레시피를 나누며 원서동 데비 언니와 수다를 할 기회를 마련했어요. 그녀의 오래된 르쿠르제 냄비를 꺼내 요리하고,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전망 좋은 방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선배 언니의 솔직한 경험담을 듣는 시간. 음식 이야기는 물론이고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 직업인으로서의 이야기… 뭐든 선배인 데비 언니와의 수다는 가을 하늘처럼 상쾌한 에너지를 줄 거예요. 그럼 스티커가 마미님들 보다 먼저 만나 나눈 육아, 일, 요리 이야기를 살짝 공개할게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고요!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려요.
남편 김석원 (Andy)대표와 함께 각자의 영문 이름을 딴 ‘ANDY & DEBB’ 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24년째 활동하는 패션디자이너이면서 두 대학생 남매를 둔 워킹맘, 윤원정(Debbie) 입니다^^ 서울컬렉션과 뉴욕컬렉션을 통해 라인을 선보여 왔고 DEBB, Collabotory 라는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했죠. 본캐인 패션디자이너 외, 요리하는 부캐 #데비스키친 으로 sns에서 활동하며 즐기다 최근엔 창덕궁이 한눈에 보이는 원서동에 브런치 비스트로 ‘데비스‘를 오픈했어요.
두 아이는 지금 몇 학년인가요?
큰아이, 아들 현준은 Princeton University에서 Structural Engineering을 전공하고 있고 재작년에 군대를 다녀와 이제 졸업반입니다. 세 살 반 터울인 둘째, 딸 케일리는 Parsons School of Design, Fashion Design 전공 3학년이고요. 2003년 둘째를 가졌을 때, 주변에서는 그 바쁜 상황에서 매우 용감하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계셨는데요, 지금은 제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 한 일이 둘째를 낳은 일이라 생각할 만큼 소중한 존재입니다.
장성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간 지켜온 육아관, 교육관 같은 걸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육아관, 교육관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제가 엄마로서 견지했던 역할은 ‘관찰자’였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떤 성향인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두려워 하는 건 무엇인지, 내 아이를 잘 이해해야만 그에 맞게 해 줄 것과 해 주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관점이 생기잖아요.
관찰자 입장에서의 육아, (그래야 하는 걸 알지만) 실제로 힘든 역할이네요. 육아를 하다보면 엄마의 감정과 이해가 자꾸 간섭을 하잖아요.
맞아요. 그게 참 힘들죠. 제 경우엔 아이 눈높이에 맞춰 육아를 하다가도 제 기준에서 지켜야 할 것은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큰아이의 경우, 유아기에 너무너무 예민해서 낯선 곳, 낯선 사람이 스치기만 해도 입술이 파래지도록 울었어요. 하지만 집에서 놀이할 때는 집요한 집중력이 있었죠. 그래서 우선은 자극을 최소화 하다가 사회성이 염려되어 5세에 유아학교에 보냈는데. 역시나 3개월을 종일 울었었죠. 선생님께서 이 아이만 다른 교실에서 혼자 데리고 계실 정도였어요.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적응시켜야만 했고,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안착했어요. 아이와 제게 모두 힘든 과정이었지만 꼭 해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거든요.
큰 아이와 다르게 작은 아이는 발랄하면서 주의가 약간 산만해서 그림책을 한 페이지 이상 읽어주기가 힘들었는데요, 관찰해보니 그림의 디테일까지 짚어내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끝도 없이 지어내서 재잘재잘 하는 거예요. 쓰여진 얘기에는 집중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자극에는 상상력을 동원하는 아이였죠. 그림을 그릴 때는 집중력이 아주좋았고요. 그래서 외우고 문제 푸는 ‘공부’ 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여러가지 만들기 놀이를 하게 놔두었어요. 미술학원을 보내지는 않고 놀이하듯 그리게 했죠. 학원을 많이 보내지 않았던 것도 나름 교육관이라 할 수 있겠네요. 큰아이의 경우 학원에 보내면 모의고사 성적이 더 떨어졌어요. 아이마다 자기 속도가 다른거니까 잘 관찰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엄마로서 이것만은 꼭 지킨다, 했던 원칙이 있을까요?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입니다.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인격체로 대해주는 거죠. 훈계나 꾸중이 필요할 땐 언성을 높이기 보다 오히려 목소리를 깔고 더 위엄있게 말했어요. 그래서 제 아이들은 제 목소리 톤이 낮아지면 더 긴장하곤 했죠. 제 어머니는 굉장히 예민한 분이셨고 완벽주의자여서 학업이나 행동 모두에서 기준이 매우 높으셨어요. 꾸중도 많으셨는데, 10살 무렵부터 여기까지는 내가 잘못해서 듣는 꾸중이고 여기부터는 엄마가 '지나치게 감정적이다' 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마음의 상처로 남은 기억도 많고요. 물론 저를 위한 헌신도 대단하셨어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함도 크죠. 하지만 감정적인 언사에 대한 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그런 경험 때문에 아이들에게 감정적인 언행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20년 이상 이끌어온 입장에서, '내 생각이 옳았구나' 하는 부분은요?
엄마가 도전하고 싶은 일을 아이 때문에(아이를 생각해서) 포기하지 않는 것, 입니다. 대신 아이에게는 엄마의 새로운 도전을 아주 신나게 얘기해 줬어요. 그러면 아이도 눈을 반짝이며 동화되어 이해해주거든요. 한때 제가 전임교수직을 맡게 대학교 입학식에 가야만 했어요. 그래서 큰아이 초등학교 입학식은 가지 못했죠.(입학식은 어디나 3월 2일에 하니까요 ㅎㅎ) 그런 상황도 잘 이해시키면 아이들은 서운해하지 않더라고요.
패션디자이너로 앤디앤뎁을 이끌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인데, 이 데비스라는 공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비드의 끝, 앤디앤뎁의 오프라인 살롱을 만들까 하는 생각에 공간들을 관심있게 보기 시작했어요. 그게 작년말이었네요. 그런데 원서동에서 오래된 주택을 우연히 발견하고, 본격적인 구상을 하게 되었어요. '패션'을 주로 하는 부티크를 만들기 보다는 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졌죠. 자연스레 제가 집에서 만들던 브런치나 좋아하는 와인 안주를 주로 내는 '브런치 비스트로'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취미를 꾸준히 개발하니 부캐가 되었고, 기회가 왔을 때 비즈니스가 된 셈이죠.
그렇다면 데비스는 한마디로 어떤 공간인가요?
공간을 구성할 때 중점을 뒀던 건 제가 오래 살다 온 뉴욕의 감도(유러피안의 뉘앙스가 포함 된)와 바로 옆 창덕궁, 그리고 오래된 이 집이 가진 캐릭터를 잘 살리는 것이었어요. 1층은 오픈키친이 메인이고, 2층은 창덕궁을 품에 안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벽 색깔, 소파의 색과 패브릭, 공간의 흐름, 가구와 기물, 마감재 하나하나에 모든 정성을 쏟았죠. 그렇게 완성 해놓고 나니, 결과적으로 '앤디앤뎁의 취향을 보여주는 집'이 되었어요.
스티커와 게더링 타임을 구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 주부터 화요일엔 영업을 하지 않고 이 공간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해보기로 했어요. 첫 이벤트로 쿠킹 클래스를 시도해 봤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답니다. 자연스레 취향이 좋은 엄마들의 커뮤니티인 스티커와도 이 시간을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패션디자이너이기에 요리에 대해 오히려 옆집 언니처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팁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고, 육아팁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 인스타그램 친구분들이 패션 노하우보다 더 궁금해하는 게 요리와 플레이팅, 그리고 육아와 진학 정보거든요.
스티커와 함께하는 이번 게더링 타임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세요? 간단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데비스의 공간에 스티커 마미님들만을 모셔서 세시간 동안 요리하고 시식하고 토크하는, '데비쌤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같은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데비쌤은 그날 어떤 요리를 하시나요? 왜 그 메뉴로 정하신 거죠?
노란색 라꼬뉴 오븐으로 데비스 디너코스의 인기메뉴 소꼬리 부르기뇽을 만들어드릴 거예요. 최소 두 시간은 오븐 안에서 조리해야 하는 긴 호흡의 요리죠. 밑준비를 해서 오븐에 1차 들어가 있는 한 시간 동안 에피타이저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요리 두 가지를 시연하면서 시식도 함께하며 얘기를 나눌 거예요. 그 다음 함께 곁들일 메쉬드 포테이토를 만들고 드디어 부르기뇽이 완성되면 메인 요리도 함께 먹을 거예요!
왜 소꼬리 부르기뇽이 메인 메뉴냐 하면요,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큰 아이가 방학 때 집에 올 때면 첫 식사로 항상 이 요리를 해달라고 했거든요. 그만큼 아이를 위한 정성이 가득한 오븐요리라 스티커 엄마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전 아주 드물게 요리 해주는 엄마지만, 해 줄 때는 아주 정성껏!! 그 마음이 통했는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제 친구들이 '프린스턴 부르기뇽'이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답니다.
데비 쌤(데비 언니)과 그날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되나요?
우선 저는 요리 팁과 플레이팅 노하우를 알려드릴 거예요. 시연하는 동안 질문을 받고 답하다 보면 대화가 자연스레 확장되더라구요. 시식을 함께할 때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누어요. 육아, 교육, 커리어 등등등!!! 진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컨셉으로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하고 제가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 엄마들 간의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번 게더링 타임에 엄마들이 어떤 마음으로 왔으면 싶나요? 준비할 건 없는 거죠?
마음 편하게 큰 언니 집에 놀러가는 기분으로 오시면 좋겠어요. 레시피는 프린트해서 드릴거고요. 아! 데비스의 그 유명한 데비스 미모사 한 잔씩 드릴테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게 좋겠네요~ 물론 non-alcohol 버젼도 있긴 합니다 :)
'데비스'라는 공간에서
꼭 즐겼으면 하는 데비만의 콘텐츠!!!
① 공간 : 데비스는 영화 Midnignt in Paris 처럼 시공간, 동서양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따스함이 공존하는 곳이에요. 구옥이 가지고 있던 오래된 우드패널과 계단, 벽장과 새롭게 가미된 흑경이나 블랙&화이트 타일이 어우러지는 디테일에 주목해 주세요.
② 메뉴 : 저의 ‘에그홀릭’ 취향을 반영한 스페셜티 에그 메뉴들이 메인이에요. 예를 들어 '스카치 에그', '에그베네딕트' 같은 메뉴죠. 신선한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낸 파스타류는 '샴피뇽 딸리아딸레'나 '써머가든 카펠리니'가 시그니처고요. 또! 저희집에 손님이 오시면 자주 내던 '세비체'나 '그라브락스', '쥬키니 칩스'도 저의 비장의 무기죠.
③ 풍경 : 공간을 디자인 할 때 벽과 문을 확장할 수 있을 만큼 확장해서 개방감을 살렸어요~ 나중에 앤디앤뎁 살롱쇼나 하이주얼리 쇼를 하는 모습을 연상하면서요. 일반 손님이 오시지 않는 데비스의 공간을 즐겨주세요. 2층 테라스로 나가서 가을의 창덕궁을 즐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④ 오픈키친 : 오븐 요리를 즐기는 제가 꼭 가지고 싶었던 '라 꼬르뉴' 오븐을 들이고 그를 중심으로 키친을 꾸몄어요. 노랑색 오븐을 보며 따스한 행복감을 만끽하세요.
⑤ 플레이팅 : 80년 전통의 '한국도자기'와 협업해 데비스만을 위해 만든 그릇에 주목해 주세요! 데비스의 로고와 BB심볼, DB패턴이 에그 옐로와 골드로 만들어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