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나씩 웃음 나는 요리. 도전!

푸드 아티스트 민경진





스티커가 매일 보며 감탄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요. 바로 @sibatable 입니다.


주인장인 민경진님은 음식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입혀 올리는데, 그게 정말 예술이에요. 스티커는 그녀의 작품을 시바테이블 인스타 초창기(지난 6월, 팔로워 3천명 대)에 피드로 소개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엔 팔로워가 10만 명이 훌쩍 넘은 거예요! 5개월 만에? 누가 하길래? 어떻게 하길래? 궁금한 건 못 참는 스티커가 그녀를 만나러 집으로 갔습니다. 그녀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오전 시간에 로봇 청소기를 돌리면서 음식을 창조한대요. 그러니 그녀의 실체를 확인하려면, 집으로 가야죠!

- 피드에 음식 사진만 있어서, 어떤 분인지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소개 부탁드려요.


중3 딸, 중1 아들 맘인 민경진입니다. 올해 3월에 시바테이블(@sibatable)이라는 이름으로 생애 최초 인스타 채널을 만들고, 꾸준히 요리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이 되네요. 시바테이블이란 이름은 우리집 반려견이 시바 종이라 그렇게 지었어요.



- 그 전엔 개인 인스타를 한 적이 없나요?


네. 이번이 첨이에요. 하나하나 친구에게 물어가며 했어요. 피드 만드는 법, 올리는 법, 다 배워가면서요. 지금은 릴스 혼자서 막해보고. 사실 저 되게 대충  하거든요. 그냥 아무 지식 없이 두려움도 없이 그냥 찍어요.

- 채널을 만들게 된 계기는 뭔가요?


올해 그런 생각을 했어요. ‘뭔가 꾸준히 매일 할 일을 만들자. 그걸 목표로 도전하자.’ 제가 뭘 꾸준히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인스타를 생각하게 된 거예요. 매일 사진과 글을 간단히 올릴 수 있으니까.



- 요리를 주제로 잡게 된 건요?


제가 조리과를 나왔어요. 그렇다고 셰프로 활동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결혼을 워낙 일찍 하는 바람에, 그리고 나선 아이를 바로 낳았고요, 그래서 사회 활동 경험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제가 요리에 관심이 있으니까, 그리고 아이를 위한 음식은 늘 만드니까 쉽게 그 주제를 택한 거죠. 저 어릴 적부터 요리만화책을 엄청 좋아했어요. 그 캐릭터들이나 피규어를 좋아해서 조리학과를 갔는데, 막상 요리는 잘 못 하더라고요.



- 처음부터 캐릭터 아트 요리를 올린 건 아니죠?


네, 첫 피드는 구정에 전 부친 거 올렸고 이후엔 그냥 애들한테 차려주는 밥 사진 올렸어요. 그러다 코로나에 걸렸는데, 너무 아파서 피드 업로드를 포기할까 했었어요. 그래서 정말 간단한 캐릭터 요리를 올렸거든요, 그랬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 다음부턴 그 방향으로 쭈욱 했죠. 참, 당시에 휴대폰을 바꿔서 사진이 잘 나오더라고요. 그것도 원동력이 되었어요.

- 사진은 휴대폰으로 혼자 찍나요?  저 방 안에 스튜디오처럼 흰 종이 깔려있고, 좋은 장비 있고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딸방에서 휴대폰으로 혼자 찍어요. 거기가 사진이 젤 잘 나오더라고요. 배경지도 없고 책상 위에 접시 놓고 자연광으로 찍죠. 보여드릴게요. (정말 장비라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



- 평일에 거의 피드를 하나씩 올리잖아요. 대체 언제 구상하고, 언제 요리해요? 하루 일과 좀 알려주세요.


애들이 평일엔 학교가서 세시 경까진 집에 없잖아요. 그 시간에 뭐든 다 해요. 아이들 학교 보내고 로봇 청소기 돌리며 커피 한 잔 하는 그 시간에 ‘오늘은 뭘 만들지?’하며 행복한 상상을 해요. 그때 뭔가 떠오르면 바로 만들어요. 냉장고에 있는 재료 떠올리며 주제 잡고 바로!  30분 이내에 할 수 있는 것만 해요. (촬영 당일 강아지 국수를 만들었는데 진짜 15분도 안 걸렸답니다) 아이들이 집에 오면 바빠지거든요. 세시 반쯤 오면 간식 차려주고, 이후엔 학원 픽업을 해야해서요.



- 아이가 중학교에 가면 내 일을 할 거야, 그런 생각을 해왔었나요?


전 육아도 재밌게 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스타일도 아니었거든요. 언제 내 일을 꼭 해야지, 그런 스타일도 아니었고요. 다만 돈은 좀 벌고 싶긴 했네요 ㅎㅎ 그렇지만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자 자연스레 ‘나 좀 여유로운 거 같아’이런 느낌이 확 왔죠. ‘이제 때가 됐어, 내 걸 하자!’ 그런 건 절대 아니고요!

- 8개월만에 팔로워 10만이 넘었어요. 이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비결은 잘 모르겠어요. 전 사실 아무 생각 없고, 계획 없이 시작했어요. 지금도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거거든요. 누군가 내 요리를 보고 댓글 남겨주고 좋다고 해주면 막 흥이 나거든요. 감사하니까 댓글로 소통도 열심히 하고요.


아, 그리고 전 밤에 저만의 비밀 힐링 타임을 보내요. 그게 제 비결이라면 비결?



- 밤 힐링 타임? 그게 뭔가요?


밤에 침대에 누워 엄청난 공상의 시간을 보내요. 그리곤 제 자신에게 셀프 카톡을 보내요. 그 시간에 시바테이블에 올리고 싶은 요리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거든요. 그런 영감을 툭툭 카톡에 전송하는 시간이 너무 힐링돼요. (실제로 그녀가 보여준 카톡 노란창엔 ‘팬더국수’, ‘햄꽃다발’, ‘채소생일케이크’, ‘가지구두’, ‘둥둥유주’ 같은 짧막한 단어들이 촘촘했다.)

- 대체 이런 영감을 다 어디서 받는 걸까요?


평소 영화를 엄청 많이 봐요. 어렸을 적부터 애니메이션, 호러, 스릴러를 좋아했고요. 잡지도 많이 보고요. 제가 본 모든 것들이 막 뒤엉켜서 아이템으로 만들어지는 거 같아요. 계정 만들고 초기엔 요리 아티스트도 팔로우해서 많이 봤었는데 요즘은 제가 일상에서 본 것들을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면 만들어요. 또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랑 강아지 계정 같은 건 유심히보고 캡쳐해놓아요!  그리고 국내외 매거진들도 자주보죠. 인상적인 사진은 물론 촬영해 두고요.



-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요?


베르세르크에 나오는 고드핸드중 한명을 오므라이스로 만들기도 했고요. 앵무새 품은 사진을 발견하곤 저도 품고 싶어서 룰루랄라 파인애플 사러가기도 했고요. 결과는 대만족이었죠. 강아지 엎드린 사진도 인상적이라 오래도록 저장해놓고 머리굴리다 결국 요리로 만들었어요.

- 시바테이블을 주인장으로서, 나의 시바테이블 콘텐츠의 특징을 한마디로 설명해 준다면요?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병맛. 너무 귀욤귀욤하기만 한 건 전 싫어요. 힘들어하고 외로워하고 다 그렇게 살잖아요. 그런 표정과 캐릭터를 표현하곤 해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 왠지 인간적이라고나 할까요? 결은 잘 모르겠어요. 전 사실 아무 생각 없고, 계획 없이 시작했어요. 지금도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거거든요. 누군가 내 요리를 보고 댓글 남겨주고 좋다고 해주면 막 흥이 나거든요. 감사하니까 댓글로 소통도 열심히 하고요.



- 시바테이블을 운영하면서, 본인이 발전했다고 여겨진 순간이 있었나요?


그냥 다 신기하죠. 팔로워 느는 것도, 그분들이랑 댓글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강연이나 콜라보, 이런 인터뷰 의뢰 들어오는 것도요. 최근에 한 글로벌 데코 브랜드에서 요리를 찍어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힘들었지만 보람됐어요. 물론 돈도 벌었고요.



- 콘텐츠 올리고,이거 내가 했는데 너무 잘했어. 그런 거 있나요?


있죠! 고양이에 종이 인형처럼 옷입히는 릴스 찍고, 성공해서 너무 기뻤어요! 음악이랑 착착 맞아 떨어져서 신났죠.



- 반대로 이 계정을 운영하며 힘든 점은 없었나요?


아이디어 생각이 안 날 때?  그것도 그렇지만 한 두 번 했는데 다 망쳤을 때 지쳐요. 매일매일 올려야 하는데 2회 연속 망치면 진짜 위기죠. 그러면 보람도 없고 애들 케어도 해야 되는데 그때 막 피곤해가지고. 그땐  스콘 같은 거 사 먹고 풀어요. 남이 만들어준 거 먹고 기운 차려야죠!

- 시바테이블을 앞으로 어떻게 키워가고 싶으신가요? 시바테이블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비즈니스 혹은 꿈)이 따로 있나요?


사실 모르겠어요. 진짜예요. 백화점에서 강연 의뢰도 받고, 온라인클래스 의뢰도 받고, 책도 쓰고 있는데. 이게 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가 싶을 때도 많아요. 전 그냥 '재미있게 매일 내 콘텐츠를 하자!'가 목표였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뭔가 계속 다른 현상이 일어나는 게 재미있고 신기해요. 더 콘텐츠를 잘 만들고 싶어지고요.



- 이렇게 매일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요?


반응이 오니까는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반응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자신과의 약속이니 하긴 했겠지만, 콘텐츠 발전 속도는 느렸을 것 같아요.

그녀는, 아니 그녀의 계정은 유명해졌습니다. 책을 쓰고 있고, 유명 글로벌 브랜드 협업 제안을 맏기도 하고, 강연 요청도 들어와요. 하지만 그녀는 모든 걸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답니다. 지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게 이야기 하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의 미래, 시바테이블의 미래가 엄청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항상 이야기 하잖아요. 


즐기는 사람,

아무도 못 이겨.


💬

<마미님들께 드리는 요약본>

민경진님은 어떻게 크리에이터가 되었을까?


“꾸준히 매일 할 것’을 찾자!"가

시바테이블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녀는 중 3 딸, 중 1 아들을 둔 엄마예요.

둘째가 중학생이 되고 매일 꾸준히 할 일을 찾다가

인스타 계정을 만들게 됐습니다.

인스타는 처음이었지만

열심히 무작정 정보 뒤져가며

지인들에게 물어가며 해냈습니다.

사실 이전에 블로그도 일기도 안 쓰던 스타일.


그녀는 영화 보기가 어릴 적부터 취미였어요.

특히 애니메이션과 호러요.

육아 할 때도 유일한 취미는 영화보기였죠.

영화 속 캐릭터들이 요리 만들 때 영감이 돼요.


수많은 팔로워분들과 열심히 소통해요.

한분한분이 팔로워해주고, 댓글 남겨주면 너무 감사해서요.

그러니 팬들이 떠나갈 수가 없죠.


장비는 중요치 않아요.

그녀에겐 조명, 카메라 같은 흔한 장비 하나 없어요.

핀셋, 휴대폰, 아이 책상으로 모든 걸 뚝딱.

정교하진 않지만, 매일 재밌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모든 콘텐츠는 40분 내에 끝내요.

엄마의 오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니까요.


제일 중요한 건 재밌게 콘텐츠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 전에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사랑합니다.


영감을 찾자고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아요.

일상 속에서 스스로 좋아하던

영화보기, 잡지 보기를 꾸준히 할 뿐.


그녀의 캐릭터엔 결이 있습니다.

요리 캐릭터에 인간관을 녹여요.

마냥 즐겁거나 기쁘고 귀엽지만은 않은 게, 인간세계잖아요.


앞으로 이 계정이 얼마나 사랑받을지

비즈니스 적으로 훨씬 더 많이 성장할지

그런 건 잘 모릅니다.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 게 아니니까

그냥 꾸준히 재밌게 하면서 스스로 지켜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