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마미 인터뷰 
아둘맘 무인매장 운영기


마미님들 무인매장 이용해 보신 경험 한 번쯤 다 있으시죠? 편의점, 문방구, 카페, 의류, 키즈카페, 프린트카페 등등…요즘 등장하는 무인매장의 모습은 정말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그만큼 무인매장 창업에 대한 관심 또한 뜨거워요. 최근 창업관련 검색어 1위가 무인매장이래요. 무인매장 점주 카페 회원수가 1년새 2.5만명에서 5.5만명으로 늘어난 것만 봐도 그 관심과 열기가 짐작이 가죠. 매장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니 육아와 병행하기 좋은 업종이라고 생각해서 아마 마미님들도 관심이 많으실거예요. 


스티커는 현재 무인 아동복 매장을 1년째 운영하고 있는 스티커 마미 김혜미님을 만나봤어요. 둘째가 6개월일  때 매장 계약을 했다는 아둘맘과 무인매장의 명과 암, 환상과 현실에 대해 낱낱히 이야기 나누어 봤습니다.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4살, 2살 아들들을 키우고 있는 30대 아둘맘입니다.🧒🏻🧒🏻 위례신도시에서 팩토리1188이라는 무인아동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작년 이맘때 창업해서 지금 1년째 영업 중입니다.



운영중인 매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팩토리1188은 대구에서 시작된 프랜차이즈 무인아동복 브랜드예요. 영남권 밖 서울경기 매장으로는 이 매장이 최초죠. 옷은 베이비부터 140사이즈 형님들까지 폭 넓은 사이즈를 취급하고 있고요, 본사에서 제작하는 의류와 남대문 사입 의류를 함께 판매하는 365일 10 to 10 오픈하는 무인매장이랍니다 🙂



무인매장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 매장을 차리기 전엔 유아 교구 회사에 다녔었어요. 창업을 생각해보게 된 건 둘째 낳고 육아휴직 6개월쯤 됐을 때였어요. 첫째를 낳았을 땐 모든 게 처음이고 서툴러서 딴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둘째는 그래도 경력직(?)이라고 조금 여유가 있었죠. 


늘 마음 한쪽 구석에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갈망이 있었기도 하고, ‘내 일’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본 시기였어요. 또, 어린 아들들을 두고 복직을 했을 때의 상황을 계속 머릿속에 그려보니 아무래도 고민이 많았죠. 결국 퇴사를 선택했고, 두 아이를 육아하며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중 무인매장 창업이라는 것이 마음에 콕 들어와서 도전하게 됐어요.


많은 무인매장 업종 중에 왜 아동복을 선택하셨나요?

원래도 아이를 좋아하고, 전 직장도 아이와 관련된 일을 했었다보니 관심사가 그쪽으로 향해있었어요. 아이를 낳고 예쁘게 입히는 것에 관심이 생겨 아동복 공구방이라는 오픈채팅방에 들어가게 됐는데 거기서 공구로 옷을 몇 번 사보니 너무 재밌는거에요. ‘이거 내가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매장에 상주할 상황은 안되니 자연스럽게 무인매장을 떠올리게 된거죠. 


그런데 저에겐 무인매장 노하우도, 시스템도 전무해서 무작정 차릴 수가 없었어요. 그러던 중 무인아동복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미팅을 해보니 제가 지향하는 것과 방향이 잘 맞아 가맹을 맺기로 했어요. 또 제가 사는 위례는 어린이들이 많은 신도시라 시장성도 있을거라 판단했어요. 아이스크림이나 문방구 같은 무인매장은 주변에 이미 포화상태라 제가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도 있고요.



아동복 무인매장 사장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둘째가 아직 어린이집 입소를 못해 시간제 보육을 이용하고 있는데, 둘째가 시간제 보육을 가냐 마냐에 따라 제 하루 일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이것 또한 무인매장을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과이기에 두 가지 경우의 수 모두 알려드릴께요.


✅ 둘째가 시간제 보육을 가는 날 : 두 아들 모두 등원하는 날은 10시에 등원을 시키고 그 길로 곧장 매장에 가요. 옷 정리, 청소, 신상교체 등의 업무를 12시 정도까지 합니다. 무인매장이기 때문에 사람이 있으면 불편해하셔서 손님들이 오시기 전에 전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다른 일들을 해요. 서류 업무나 인스타와 당근 홍보, 업체들과 소통 등등이죠. 3시에 아들들 하원시키고 그때부터는 쭉 육아에 집중해요. 매장은 틈틈이 CCTV와 전산으로 살펴요. 이렇게 낮에 업무를 많이 한 날엔 체력 분배를 위해 밤에는 매장 클로징만 하고 일찍 쉬어요. 


✅ 둘째가 시간제 보육을 못 간 날 : 이런 날은 스피드가 생명이에요. 일단 첫째 등원을 먼저 시키고 둘째와 함께 매장으로 갑니다. 아이 손에 간식 하나 쥐어주고 그걸 다 먹기 전까지 초스피드로 매장 정리와 옷정리를 해요. 그 후 낮에는 둘째 육아에 집중하고 밤에 남편이 오면 교대하고 본격적으로 매장 업무를 해요. 남대문에 신상을 하러 가기도 하고 매장 DP를 싹 바꾸기도 해요. 낮에 일을 거의 못했기 때문에 이런 날은 새벽까지 일하기도 합니다.

도난이나 분실 등 무인매장에 흔히 발생하는 문제점은 없었나요?

저희 매장은 입구에서 신용카드를 찍어야 하기 때문에 도난 사고는 없었어요. 주 고객층이 젊은 엄마들이라 시스템에 능숙하고 양심적으로 계산하셔서 문제될 만한 일은 거의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아이스크림이나 문방구 무인매장 사장님들 말씀 들어보면 도난사고가 정말 빈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도난, 분실 사건에 따른 재고 로스는 물론이고 시간적, 정신적 피해도 많다고 들었어요.


저희는 도난, 분실보다는 소통(응대)의 부재로 인한 에피소드가 종종 발생하는 편이에요. 예를들면 옷걸이도 다 가져가는 건 줄 알고 가져가시거나, 바코드가 잘 못 찍혀서 계산 착오가 생기거나 하는 일들이요. 그럴땐 카드사를 통해 고객님께 연락드리고 해결하고 있어요.


고객과 직접 대면을 하지 않는 대신 특별한 노력을 따로 하는게 있으신가요?

의류는 판매자의 응대가 매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종목이에요. 그래서 실제 매장에 상주하진 않지만 언제든 주인의 손길이 느껴지게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첫째. 문의에는 최대한 빠르고 친절하게 답해요. 제가 매장에서 직접 응대를 못하기 때문에 DM이나 문자 등으로 오는 고객님들 문의에 최대한 빨리, 친절하게 응대하려고 노력해요. 찾는 게 없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그냥 나가버릴 수도 있는데 연락을 따로 주신다는건 그래도 저희 매장에 애정을 갖고 찾아주시는 분들이니까요. 그렇게 했더니 이젠 DM 주문도 꽤 많이 들어와요. 문의하신 물건 입고해두면 고객님이 와서 찾아가시기도 하고, 택배로 보내드리기도 해요.


둘째. 온라인 홍보를 열심히 해요. 매장에서 직접 추천이나 응대를 못하기 때문에 온라인 홍보 활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어요. 주력은 인스타고, 이벤트나 신상 입고가 있으면 당근 지역광고를 이용하기도 해요. 물건만 가져다두고 저절로 팔리길 바라면 아마 1년도 못버텼을거에요. 온라인 홍보활동은 정말 필수에요.


셋째. 소소한 재미요소를 만들어요. 사장이 매장에 있으면 사은품도 끼워드리고 스몰토크도 나누며 관계를 쌓을텐데, 그게 불가하니 매장 곳곳에 재미와 온기가 느껴질 만한 요소들을 두려고 해요. 예를 들면 엄마 쇼핑할 동안 아이가 먹을 사탕을 둔다거나, 더운 날에는 부채 사은품을 둔다거나, 금액대별 사은품을 둔다거나 하는거죠. 또 저희는 옷장이 사이즈 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사이즈 고르는 팁 같은 것들을 곳곳에 붙여두기도 해요.


무인매장운영의 장점 세가지를 꼽는다면요?

예상하시는 것 처럼, 매장에 상주하지 않으니 육아와 병행할 수 있다는게 최고의 장점인 것 같아요. 아이가 아프면 병원도 갈 수 있고, 어린이집 행사도 참석 할 수 있죠. 저는 둘째가 아직 어려서 하루 일과가 아직은 빡빡한 편이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분명 좀 더 수월해질 거예요. 그럼 낮시간에 운동도 하고 자기계발도 가능할 것 같아요. 


또 매장이 오토로 돌아가다 보니 주변에 일 부탁하기가 쉬워요. 상품 채우는 것 같은 복잡한 일은 빼고 매장 오픈과 클로징만 부탁할 사람이 있으면 며칠 여행도 가능하죠. 아직 한번도 누구에게 부탁해본 적은 없지만요.



반대로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힘들었던 점 세가지는요?

지금은 좀 무뎌졌지만 초반에 심적으로 타격이 컸던 일이 있어요. 경쟁업체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매장에 사람이 없는 걸 노리고 대놓고 시장조사를 하고 가는 거예요. 행거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상품을 다 사진 찍고 매장 인테리어며 집기들까지 다 확인하고 택을 엉망으로 만들어두기도 했어요. CCTV로 실시간 상황을 다 보고 있는데 당장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일 때 정말 속이 타들어가요. 요즘도 종종 있는데 처음처럼 당황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은 힘들어요.


소통의 오류로 고객님과 트러블이 생겼을 때도 힘들죠. 제가 매장에 있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니까요. 구매해 가신 뒤 사이즈미스 등으로 교환/반품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제가 매장을 무인으로 운영해서 생긴 불편함이니 제 책임이라 생각하고 감수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얼굴 마주할 땐 그러지 않으실텐데 문자로 소통하다보니 화를 내거나 회피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럴 때 참 힘들어요.


또 무인매장이지만 늘 사람의 손길이 닿아있는 것 처럼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힘든 일이에요. 매장에 사람이 없다뿐이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거든요. 사장이 매장에 없다고 서비스 질이 떨어져도 된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한창 시즌엔 하루에도 매장에 대여섯번 씩 나가서 옷걸이 정리하고 오곤 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세 매장이 너저분해지고 쇼핑 욕구가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런 제 기준 때문에 아직 누구한테 매장을 부탁하고 여행 한 번 가본 적 없어요.


무인매장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이것 만은 꼭 각오해라고 조언해주신다면요?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무인매장 운영은 육아맘들에게 좋은 선택지인건 확실해요. 하지만 정말 많은 무인매장들이 생겼다 사라지기도 해요. 그런 매장들의 폐점 사유들을 잘 살펴보면 답이 다 나와있어요.  


첫번째는 무인매장이라고 매장이 저절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절대 하면 안된다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무인매장은 열어만 두면 저절로 수익을 창출할거라는 환상을 갖고 오픈했다가 감당하지 못하고 금방 폐점해요. 앞서 얘기한 것 처럼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문제들, 컴플레인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응하는 것 또한 모두 사장의 일이에요. 무인매장이라도 얼만큼 신경쓰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천지차이니까요. 매장 상주만 안한다 뿐이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끊임없이 신경 써야해요.  


두번째는 무인매장으로 큰 돈은 못 번다는 거예요. 무인매장 사장님들 커뮤니티에선 ‘월급정도 가져가면 잘 하는 거다’ 라고 말할 정도에요. 매장에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매출 로스가 분명 있거든요. 찾는 사이즈가 행거에 없을 때 (창고에 있는데 바로 꺼내놓지 못하니) 손님은 그냥 가버릴 때. 또 원하는 상품을 추천해 드릴 수 있는데 손님은 그만큼 열심히 찾지 않고 나가버리죠. 인건비가 들지 않는 만큼, 사람이 매장에 있어서 추가로 할 수 있는 매출이 없다고 생각하셔야 해요.


상권조사와 고정비 계산을 철저히 해야해요. 내 업종이 이 동네에서 과연 시장성이 있는지, 또 매출 등락이 있어도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고정비인지 꼼꼼히 따져봐야해요. 이건 꼭 무인매장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겠지만요. 자영업은 월급처럼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오는게 아니라 매출이 들쭉날쭉해서 처음엔 그 일희일비가 정말 힘들었어요. 최저 매출을 하는 달에도 내가 타격없이 이 매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계산기를 잘 두들겨봐야해요.



‘내 일’을 찾고자 하는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밀어 붙이세요! 제가 처음 무인 아동복매장을 오픈하겠다고 했을 때 저희 남편은 반대했었어요. 남편은 안정추구형이거든요. 그때 제가 남편에게 한 말이 있어요. “망해도 2년이고 아무것도 안해도 2년이야. 근데 일단 시작하면 경험이 남잖아” 지금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저는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 사장에서 이제 꽤 노하우와 경험이 많이 쌓여 잔뼈가 굵어진 자영업자가 됐어요. 남대문에 친한 거래처도 많이 생겼고, 고정 고객님들도 많이 생겼어요. 떼돈을 벌진 못했지만 그래도 복직하지 않고 스스로 꾸준히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뿌듯하고요. 곧 둘째도 어린이집에 다니고 여유가 생기면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하고 있어요.

 FACTORY 1188 위례점은요 

🛒  신생아부터 140사이즈까지 있는 위례 최대규모 무인아동복 매장이에요 
🕑  365일 OPEN 10시-22시 
📍 서울 송파구 위례광장로 188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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