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육아·경단·팬데믹 4종세트 위기 극복
로마 김작가의 ‘새 일 찾기 비법’
엄마에게 필요한 세 가지 힘이 있다면 그건 바로 체력, 인내력, 회복탄력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그 중 회복탄력성에 관해 영감을 주는 한 엄마와 나눈 대화를 공유해요. 바로 지난주 스티커 시스터즈 인터뷰로 만났던 로마가족 김민주 작가가 전하는 위기 극복 노하우죠.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살며 임신과 출산, 경력단절, 코로나까지 매 순간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든 오뚜기 같은 엄마에요. 지난주 인터뷰를 보고 ‘작가에 유튜버에 방송출연까지 했으면 우리랑은 다른 슈퍼맘 아니야?’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녀가 꾸준히 쌓아온 시간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됩니다. 과정은 지난했지만 그녀에게 단절의 시간은 새 길을 개척하게 한 시간이었거든요. 육아로 인해 단절되었지만, 육아를 했기에 가능했던 새로운 일들과 위기를 기회로 만든 그녀의 스토리. 들어보실래요?
✍🏻 로마김작가
- 본명 (김민주) 1982년생.
- 2006년 투어 가이드가 되기 위해 한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갔다.
- 2013년 첫 아이 출산 후 글을 쓰기 시작하며 2019년 첫 책을 출간.
- 현재 ‘로마가족’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글과 영상을 올리고 있다.
- 팬데믹 시절 MBC ‘아무튼출근’에 출연,
- 최근에는 이탈리아 생활과 아이들과의 대화를 담은 릴스 영상으로 화제다.
📚 쓴 책
- 로마에서 살면 어떨것 같아?(2019)
- 우리가 우리에게 닿기를(2021)
- 모자문답집1,2(2020,2023)
- 로마가족의 유럽살이1,2,3
PART 1. 출산육아_ 경력단절 시작
: 밖에서 일을 할 수 없다면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임신으로 천직이었던 가이드일을 관두게 됐어요
저는 2006년, 대학을 졸업하고 투어 가이드를 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왔어요. 저 진짜 가이드를 좋아하고 잘했거든요. 그러다 7년차 때 첫째 아이를 임신하면서 일을 쉬게 되었죠. 첨엔 아이가 한 두살 되면 복귀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일을 하려면 그 날 남편이 쉬어야 하는 거예요. 그 사이 회사 시스템은 더 발전해갔고, 굳이 제 7년 노하우가 필요 없게 되었어요. 저에게 복귀해서 투어를 하라고 할 필요가 없어진거죠. 그렇게 경력이 단절되었습니다.
가이드를 할 수 없다면 뭘 할 수 있을까? 글을 쓰자!
1. 글쓰기의 시작_회사 홈페이지 가이드 칼럼
고민했어요. 당시 회사 홈페이지에 가이드들이 칼럼을 쓰는 페이지가 있었거든요. 다른 가이드 분들은 투어가 힘드니까 글을 쓰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 곳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요. 당시 가이드들 중에 이탈리아에서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 없었거든요. 이탈리아 산부인과, 아이 아플 때 응급실 가는 법, 육아용품, 아이와 가기 좋은 식당, 뮤지엄 등 저만 쓸 수 있는 글을 썼죠. 그렇게 점점 김민주는 이탈리아 현지 정보에 강하다는 인식이 만들어졌어요. 육아가 제 경력을 단절 시켰지만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게 만든거죠.
2. 브런치 연재 _‘로마네 가족’
홈페이지에 적던 글들을 블로그로 옮기기 시작했어요. 댓글이 많이 달리고 반응도 좋았죠. 아이가 크면서 인종차별이나 언어정체성 문제들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그런 사례들에 대한 글을 찾기 힘들었고, 제 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정보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글을 채워갔어요. 한국에도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해외에서 저처럼 아이를 낳아기르는 한국인 가정들이 많이 생길텐데 제 글이 분명 시장성이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기획안을 써서 한국 대부분 출판사에 투고를 했어요. 하지만 단 한 곳에서도 답을 받지 못했고, 마침 브런치라는 작가 플랫폼이 런칭되어 거기로 에세이 형식 글을 옮겨갔습니다. 아무도 의뢰하진 않았지만 매주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매주 수요일 업로드한 [로마에서 남매키우기] 라는 글이에요.
3. 책이 되다 _육아 기록
브런치에 글을 2017년 쓰기 시작해서 2019년이 되었을 때 책 한 권이 충분히 만들어질 만큼의 글이 발행이 되었고, 어느 날 출판사에서 출간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로마에서 살면 어떨것 같아?’라는 첫 책이 나왔어요. 이후에도 ‘모자문답집 1,2권’, ‘우리가 우리에게 닿기를’, ‘로마가족의 유럽살이 1,2,3권’까지 총 7권의 책이 출간되었어요. 현재도 매주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로마 김작가의 기록철칙
1. 인풋은 무조건 기록한다.
2. 기록은 무조건 아웃풋한다.
3. 아웃풋은 반드시 수익화시킨다.
4. 평생한다
PART 2. 위기가 만들어준 콘텐츠
: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건, 뭐든 해도 된다는 것
팬데믹 락다운 - 랜선 투어를 시작하다
이탈리아 코로나 상황은 심각했어요. 락다운으로 외출조차 금지되고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남편은 가이드 일을 못하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죽고 사는 문제였어요. 여행객이 이탈리아에 올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편과 고민하다가 유튜브로 라이브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유튜브를 개설하고 남편이랑 매일 라이브를 했어요. 집 밖에 못나가니까 둘이 방에 앉아서 하루 2~3시간씩 이탈리아 상황도 전하고 이탈리아 음식이야기도 하고 그랬죠. 그러다 외출이 가능해지면서 로마 시내로 나가 랜선투어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로마에 살아서 할 수 있는 일 - 현지인만 아는 이탈리아를 팔자
락다운으로 집 안에서 라이브를 하다보니 우리가족이 늘 먹는 올리브유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그래서 조금씩 직구를 해드렸죠. 그러다 입소문이 나서 점점 문의가 많아졌고, 제대로 유통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사업자를 내게 되었어요. 이탈리아에 사는 사람만 구할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것, 찐 단골들만 아는 그런 걸 팔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올리브유가 제격이었던 거에요. 락다운으로 유튜브 라이브를 하게 됐고, 라이브를 한 덕분에 올리브유 사업까지 하게 된거죠. 사업의 진행과정에 어려운 점이 너무 많았지만, 울음을 삼키며 시작한 올리브유 사업은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 현재까지 순항중입니다. 23년 11월 햇올리브유는 오픈 즉시 품절되기도 했어요.
🎥 산전수전 올리브유 사업일지
출판사가 안 받아주면 - 직접 출간해버리자
코로나가 오고 락다운이 되어서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한 것 중 또 하나가 ‘모자문답집’을 직접 출간한거예요. 시작은 이러했어요. 어느 날 너무 힘들어서 애 앞에서 나도 엄마가 보고 싶다고 엉엉 울었어요. 전 엄마가 20대 초에 돌아가셨거든요. 근데 그 말을 아이가 가만히 듣고 있더니 주저 앉아서 우는 저에게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왔어, 엄마가 슬퍼하지 말라고 엄마의 엄마를 대신해서 내가 왔어." 감동이고 뭐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어떻게 아이가 엄마에게 이런 말을 해주나. 그래서 이 이야기를 글로 썼어요. 이후 아이가 하는 말 중 마음을 건드리는 말을 들으면 나중에 글을 쓸 때 활용하려고 기록해두었어요. 그렇게 모아둔 말들이 3년이 되니까 한 권의 책이 나올 만큼 분량이 되었고, 출간을 하려고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했지만 어디에서도 답이 없었어요. 출판사가 안 받아 주니 직접 출간해버리자 한 거죠. 책이 들이는 품에 비해 돈이 정말 안 된다는 것은 몰랐지만, 모자문답집 덕분에 생애 첫 사업자신고도 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도 아이의 말은 계속 기록했고, 2023년에 모자문답집 2권도 내게 됐어요.
PART 3. 꾸준함이 답이다.
: 꾸준함은 영원한 블루오션
중요한 건 구독자 수가 아니었어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뭘해도 구독자가 늘지 않고 조회수는 100회를 넘기기 힘들었거든요. 일주일 내내 찍고 밤새 편집했는데 영상 올리면 업로드와 동시에 구독자가 빠지기도 하고, 이건 안 하는게 더 나은건가 싶기도 했어요. 자극적인 썸네일도 만들어보고 다른 유튜버들이 하는 영상도 만들어 보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날 MBC ‘아무튼출근’ 방송 작가님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저희가 랜선투어를 하게 된 영상을 보신거죠. 그렇게 저희 가족이 방송에 출연하게 된거에요. 방송 전 저희 구독자 수가 3,000명이었어요. 이 구독자 수가 되기까지도 매일 랜선 라이브를 하면서 9개월이 걸렸는데, 15분 짜리 방송이 나간 후 바로 앞자리가 달라졌어요. 다음날 1만 3천명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방송 출연을 계기로 조회수 구독자에 전혀 연연하지 않게 되었어요. 구독자가 3명인데 그 중 1명이 PD일 수도 있고 조회수가 100회라도 그 안에 출판사 관계자가 있을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고 꾸준히 만들어내는 거예요.
꾸준함은 성공률 100%의 게임이에요
아이가 태어나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어요. 그 사이 방송 출연, 강의, 온라인 클래스, 출간, 인터뷰, 사업 등 많은 기회가 생겼어요. 그 때마다 지난 기록들이 쓰였어요. 단, 하나도 사용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이 모든 것이 언제 어디에 닿을지 알 수 없지만, 반드시 쓰임이 있고 무조건 기회를 만들어내요. 무조건 어디론가 연결시켜줘요. 지난 10년 간 수없이 그 경험을 했어요. 또한 시간이 쌓이면 쌓일수록 닿는 부분이 확대되고 효과는 확장돼요. 꾸준함은 영원한 블루오션이에요. 다들 ‘꾸준히’를 힘들어 하잖아요. 힘드니까 대부분 중도에 그만둬요. 시작조차 안 하는 사람은 더 많아요. 그러니까 그만두지 않으면 무조건 돼요. 성공률 100% 예요.
지속가능한 나만의 환경을 세팅해야 해요
저는 아이들의 주 양육자이고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조건 안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는 나만의 환경을 세팅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제 일을 지속 할 수 있도록요. 책, 유튜브, 올리브유 등 여러 개의 일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모두 ‘로마가족’이라는 틀에서 하나의 사업이고, 이 사업은 일년의 호흡으로 흘러가요. 모두 제 조건에 맞게 일하기 위해 만든거죠. 매일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일년 동안의 홍보 활동이라고 보시면 돼요.
로마김작가의 '지속가능한 나만의 업무 환경 세팅하기'
✔️상황 : 해외거주, 두 아이들의 주 양육자, 여름방학은 한국에서 지냄
✔️ 내 상황에 맞게 세팅한 루틴 :
🕜 8시에 아이들 등교 후 매일 동네 카페로 직진
☕ 카페에서 매일 12시까지 무조건 릴스 1편 혹은 글 1편 완성하기
🛒 집에 돌아와 장을 보고 집 정리, 4시에 아이들 픽업
👩👧👦 오후 육아
🖥️ 밤에 나머지 일, 한국과 연락 해야 하는 일 하기
💃🏻 금요일은 자체 휴무, 약속을 잡거나 자유시간 보내기
🫒 올리브유는 11월 햇올리브유가 수확되고 3월까지만 판매
✈️ 여름방학 2개월 동안 한국에 머물며 사람들 만나기 : “영업기간”
💌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었거나, 스스로 경단을 선택할지 고민이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고민이 많은 엄마들에게…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것과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은 육아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모든 소재가 아이로부터 나왔으니까요. 단절의 이유가 새로운 기회의 이유가 되기도 해요. 지금은 육아를 하면서도 무언가를 시작하고 타인과 연결될 기회나 방법이 더 많아졌어요. 크든 작든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어요. 육아를 한다는 것은 참 외로운 일이에요. 경력 뿐 아니라 많은 것에서 단절되는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무엇을 할 수 없을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뚜렷해지기도 하잖아요. 살아가며 이 정도까지 고립되고 외로워지기 힘든 것 같아요. 치열하고 깊게 파고들어 고민해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가이드 경력이 단절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어느새 10년이 되었어요. 그 사이 정말 많은 새로운 직업과 작업들이 세상에 생겼어요.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는 법도 신속하고 쉬워졌고 세계 어디든 연결될 수 있어요. 앞으로 10년 뒤엔 더욱 별천지겠지요. 육아는 영원하지 않잖아요. 언젠가 아이들은 크고 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이 만들어져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환경이 되면 오히려 무엇을 새로 시도한다거나 간절하게 뭘하고 싶다는 욕망이나 기회는 옅어질 수 있어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는 지금의 귀한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 생은 길어요. 하지만 시간은 정말 빨라요.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는 시기는 찰나예요. 그 찰나를 꼭 붙잡으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 EVENT
그녀의 신념과 꾸준함으로 세상에 나온 책, <모자문답집2>를 마미님 10분에게 선물할게요.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거나 또는 기록을 시작하고 싶은 마미님들에게 영감을 주는 책이 될 거예요! (이벤트 응모 기간 : 10.24.목 - 10.30.수)